호랑이의 정원 열일곱 번째 뉴스레터 2021.11.12 발행 안녕하세요 <호랑이의 정원>에서 발행하는 격주 뉴스레터 <호랑이의 쪽지 17호>입니다. 이번 호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로수중 하나인 느티나무에 대한 쪽지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느티나무 중 하나인 화양동 느티나무와 장소에 얽힌 이야기, 저의 팬심이 담긴 젊은 느티나무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늘 그렇듯 의식의 흐름으로 다루었답니다. 요즘은 바닥의 떨어지는 낙엽의 알록달록한 색깔을 보는 재미에 차가운 바람에도 자꾸 걷고 싶어지는 나날입니다. 호랑이의 식물산책 화양동의 느티나무 느티나무는 어디든 있어서 사실 어딜 찾아갈 필요도 없는데, 어딘가 나가고싶은 기분에 서울시 기념물 2호인 화양동 느티나무를 찾아갔답니다. (사실 저희가 늘 산책하는 경희궁 공원에도 멋진 느티나무가 있답니다!) 700년 이상의 나이로 추정되는 커다란 화양동 느티나무 주변에는 300년 정도의 느티나무를 비롯해 7개의 느티나무가 있는데요. 이렇게 멋진 나무가 있었으니 정자가 세워질 법! 이 곳은 조선 세종대에 세워진 화양정(華陽亭)이라는 정자가 있었다고 해요. 화양은 주서(周書)에 나오는 귀마우화산지양 (歸馬于華山之陽:말을 화산 양지바른 곳으로 돌려 보낸다)에서 화와 양을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건대입구라는 동명이 오히려 익숙하지만 이곳의 동명은 화양동으로, 화양정이 있는데서 유래되었답니다. 이 일대는 아주 넓게 조선시대 국립? 목장인 사복시 목장이 있던 곳이었습니다. 17세기 살곶이목장을 그린 진헌마정색도에 이 화양정 그림과 주변 일대가 표시되어 있는데요. 지금 시각으로 보면 아니 왜 고급인력과 고급종이로 기껏 목장과 말그림을 그려? 싶지만, 아마도 이 시기에는 이런 멋진 말을 가진 것은 고급 외제차를 가진것과 같은 의미가 아니였을까요? 후훗 1911년 낙뢰로 무너졌다고 전해지는 화양정은 안타깝게도 사진이 전해지지 않지만, 이 그림으로 볼 수 있답니다. 정자주변의 나무는 지금의 느티나무일까요? 목장지도 중 진헌마정색도, 17세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조선왕조실록에도 화양정 대해 몇개의 일화가 실려있답니다. 1457년 세조에 쫓겨 영월로 떠나는 노산군(단종)이 화양정에서 안노에게 “성삼문(成三問)의 역모(逆謀)를 나도 알고 있었으나 아뢰지 못하였다. 이것이 나의 죄이다.”’라고 노산군(단종)이 이야기하던 곳입니다. (세조실록 세조 3년, 6월 22일) 백성들은 노산군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회행정(回行亭)이라고 불렀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또한 명성황후가 임오군란을 피해 장호원으로 가던 중 이곳에서 쉬어갔다는 이야기 등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전해지는데 알림판과 만화표지판, 돌표지석으로 화양정 터에 관한 이야기가 투머치하게 있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랍니다. ![]() 화양정의 이야기가 담긴 만화표지판 ![]() 화양정터 돌표지석 그리고 렌의 애가로 유명한 모윤숙(1910-1990)작가님의 집이 바로 이 느티나무가 보이는 주택가였는데 느티나무와 함께 말년을 보냈다고 합니다.(340평...김중업 설계...) 원래 표지판에 작가의 유명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의 시 일부가 실려있다가 아마 모윤숙의 친일행적이나 이승만 정부의 외교 부역?이 문제가 되었는지 그 부분은 떼어낸 것 같습니다. 여러 기록을 살펴보면 작가는 느티나무를 무척 좋아했던 것 같아요. 본인들과 친한 문인들의 모임을 ‘느티나무 모임’이라고 명명하기도 하고, 1976년 발표한 수필집은 ‘느티의 일월’이기도 합니다. “그의 화양동 집은 뚝섬역을 지나서 있었다. 남으로 한강 쪽을 바라보면 우뚝한 관악산이 보이고 그 앞에 펼쳐진 채소밭은 서울 시민이 먹는 푸성귀를 대고도 남을 만한 넓은 들이었다. 지금처럼 개발이 안 되고 전동차가 다닐 때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하얀 집을 짓고 별장으로 쓰던 곳. 그 집 마당에는 3백년이 넘는 큰 느티나무가 있었다. 그 느티나무를 국보라고 자랑하면서도 집 안에 느티나무가 있으면 팔자가 사납다고 스스로 말하였다. 그 말 속에는 남들이 갖지 못한 느티나무에 대한 은근한 자랑이 들어 있었다.” -<한국문학방송> 성기조 칼럼에서 발췌 1973년 3월 모윤숙 집에 모인 문인들. 모임의 이름은 느티나무 모임이었다. 출처: 신동아 2003년 8월호 700년전 한강바람을 타고 여기에 자리를 잡은 조그만 씨앗이었을 느티나무는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곁에서 다양한 사연을 지켜보면서 수많은 잎사귀를 부지런히 내고 있답니다. 너무나 뻔하고 유치한 감정일지 몰라도 커다란 나무를 올려보는 것만으로도 갑자기 나의 고민이나 존재같은것은 이 대자연에 흐름에 흘러가는 사소한 것이구나 깨닫게 된달까요? 어린이 대공원이나 건대입구에 들를 일이 있다면 큰길 안쪽에 오붓하게 있는 이 멋진 느티나무를 꼭 봤으면 좋겠어요! 화양동의 느티나무 접근성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4번출구에서 도보 3분 (화양동 주민센터 앞) 버스: 어린이대공원역,화양천주교회에서 도보 3분 휠체어, 유아차 접근 가능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없음 느릅나무과 느티나무(Zelkova serrata)는 우리나라 어디든 잘 자라는 나무입니다. 느티나무란 이름은 어디에서 온걸까요?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17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고 하네요. 한자로는 괴목(槐木)이라고 하는데, 회화나무도 똑같이 한자로 괴목이라고 해서 둘이 혼동해서 쓰기도 한답니다. (조상님들 왜 그러셨어요…) 마을 입구 정자에 커다랗게 있는 나무로도 유명하며(누가 정했는지 모르지만 3대 정자나무 중 하나 ㅋㅋ), 꽤 오래사는 나무여서 각 지역마다 저마다 몇백년된 나이를 가진 느티나무가 있답니다. 느티나무하면 커다란 그늘, 풍성한 잎으로 유명하잖아요. 그 우거짐에 비해 잎은 굉장히 오종종하게 작은 편이랍니다. 한 칼럼에 따르면 대락 300년쯤 자란 느티나무 한그루에는 500만장의 잎이 달린다고 해요. 이렇게 잎이 많으면 잎마다 있는 기공이 미세먼지를 빨아들여 공기를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왠지 느티나무가 있는 풍경은 하늘이 푸르른 것 같았는데 이때문이었을까요? 식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느티나무 이름은 많이 들어봤을텐데요. 하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는데 어디서 찾아 볼 수 있냐구요? 가로수로도 많이 심겨져 있어서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지만 몇백년 자란 멋진 나무가 아니고서는 사실 존재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 편이랍니다. 그늘을 만들어주는 여름보다는 요즘 가을철에 오히려 존재감을 드러내는데요. 길바닥에 길쭉한 타원형의 주황색 낙엽이 잔뜩 떨어져있잖아요. 고개를 들어 나무를 보면 느티나무랍니다. 잎을 하나 집어보면 잎 주변이 핑킹가위로 자른것처럼 뾰족뾰족합니다. 톱니모양이여서인지 영어로는 느티나무를 Sawleaf이라고 부른답니다. ![]() 느티나무 잎 ![]()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느티나무 중 하나인 제주 성읍리 느티나무(추청나이 1000년) 출처: 문화재청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역시 느티나무하면 강신재의 소설 <젊은 느티나무>가 생각나는것은 저만이 아니길 바라봅니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 젊은 느티나무는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감각적이여서 여러번 되뇌어보게 됩답니다. 한국 전쟁이후 피폐한 1960년대의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판타지 같은 도시적인 삶과 감정에 흔들리는 나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 독백같은 부분을 좋아합니다. “그런 때에 그에게서 비누 냄새가 난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가장 슬프고 괴로운 시간이 다가온 것을 깨닫는다. 엷은 비누의 향료와 함께 가슴속으로 저릿한 것이 퍼져 나간다” “뽀오얗게 얼음이 내뿜은 코카콜라와 크랙커, 치이즈 따위를 쟁반에 집어 얹으면서 내 가슴은 비밀스런 즐거움으로 높다랗게 고동치기 시작한다.” “엄마의 아들을 사랑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한다면 엄마는 어떤 모양으로 내 편에 서 줄까?” “편지를 거기 둔 건 나 읽으라는 친절인가?” “아아, 나는 그를 더 사랑하여도 되는 것이었다” 사실 전 다들 사랑하는 비누냄새 묘사보다는 간식요청을 하던 현규를 위해 크랙커, 치이즈를 집어든 묘사를 제일 좋아하는데요, 이미 여러번 밝혔듯 소설 속에 먹는 묘사가 나오는 부분에서 늘 무슨 맛일까 상상하던 먹개비 문학소녀…그나저나 콜라는 한국전쟁때 들어왔다고 전해지는데, 치즈와 크래커는 남대문 수입상가 도깨비 시장에서 사온 것일까요? 치이즈와 크랙커라니! 말하는 것만으로도 이질적이며 풍요로운 상류층의 일상과 환상이 느껴진달까요? ![]() 1947년 2월 촬영된 코카콜라를 마시는 갓쓴 어르신 출처: 연합뉴스 (부경근대사료연구소) ![]() 남대문 시장 수입주류상점 출처: 서울역사박물관 커서 다시 읽어보니 이 글의 배경이 되는 S촌은 어디일지 궁금하네요. 서울이지만 도심에서 떨어졌으며, 숲과 약수터가 있고, 정구를 치던 옆집 공터는 조선왕실 소속의 토지인 곳은 어디였을까요? 일단 강남일대는 당시 서울이 아니였으니 제외시키고, 중심지인 종로구, 중구도 제외시키고 S로 시작하는 동네를 찾아봅니다. 성수동, 송정동, 사근동, 삼선동, 석관동, 신설동, 수유동, 서빙고동...찾아보니 너무 많네요 휴😅 그리고 제가 이 소설을 좋아하지만 판타지라고 칭하는 이유는 그에게 나는 비누냄새때문인데요. 50년대에 늘 비누냄새가 나도록 샤워를 매일 할 수 있는 집에 있었다?? 🛀 🧐 물론 그때에도 상류층은 샤워기가 있는 집도 있었겠지만, 아침이면 물을 받기 위해 물지게를 지고 공동수도에 줄을 섰다는 당시의 시대상이 떠오르면서 이것은 판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소설의 배경은 1950년대인데,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비누 판매는 1947년 무궁화비누로 이것은 세탁비누였습니다. 1956년에 애경에서 미용비누로 처음 ‘미향’이 나오던 때였는데 현규오빠에게 나던 비누향은 어떤 비누향이었을까요? 아마 수입품이던 아이보리나 다이알 비누 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상상한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이알 비누 냄새를 좋아하는데요, 고 김근태 의원은 남영동에서 고문받을때 수건에서 나던 다이알 비누냄새때문에 평생 다이알 비누를 쓰지 못했다고 하네요 ㅠㅠ ![]() 다이알 비누, 출처:국립민속박물관 ![]() 16세 김혜수님이 숙희로 나오는 젊은 느티나무, 1986년 출처: 1986년 KBS TV 문학관 저의 꼬리를 무는 의식의 흐름은 자료조사를 하다 말고 젊은 느티나무를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까지 찾아보게 되었답니다. 개인적으로 1986년 티비문학관을 추천합니다!! 1968년 영화는 대학생으로 설정을 변경한다데가 주인공 신성일님의 나이도 31살이라...이 작품의 묘미는 풋풋함 아닌가요. 2012년 EBS 오디오 문학관에서도 라디오 드라마가 있었는데 서비스가 종료되었다고 하네요. 유명한 성우분이 하셨는지 인터넷 곳곳엔 팬들이 많더라구요. 1968년 영화 출처: 한국영상자료원 1986년 KBS TV 문학관 출처: KBS 아카이브 방방곡곡 전설찾아 ~느티나무 편~ 🌳전북 임실 느티나무 고려시대때 있던 일이라고 합니다. 김개인이라는 사람은 개와 무척 친하게 지냈는데요. 어느날 장날에 개를 데리고 갔다가 거나하게 취하고 맙니다. 술기운을 못이겨 들판에서 잠이 들었는데 하필 들에서 불이났다고 해요. 개가 짖어대도 김개인은 일어나지 않자 개는 근처 냇가로 가 몸에 물을 적신 뒤 들판을 뒹굴며 불을 껐다는 이야기인데요 어렸을때 들어본 적 있으시죠? 불을 끄느라 죽은 개를 잊지않기 위해 김개인은 개의 무덤을 만들고 지팡이를 하나 꽂아두었는데요. 그 무덤에서 나무가 자라나 커다란 느티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개 오(獒)’와 ‘나무 수(樹)’자를 써서 ‘오수(獒樹)’라고 부른답니다. 🌳대구 현풍 휴게소 느티나무 대구~마산 고속도로인 구마고속도로 하행선 현풍휴게소에는 멋진 느티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500년 된 느티나무인데요. 원래는 마을의 당산나무였던 느티나무를 베지않고 휴게소의 테마로 만들어 느티나무 공원이 있는 휴게소로 조성하였답니다. 소문에는 도로공사를 하며 원래 이 나무를 베려고 했는데 불도저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사실일까요? 폼포코너구리대작전 애니메이션이 생각나는 일화입니다. 이렇게 멋지게 살아있어서 다행이네요! +.+ 🌳부산 범어사 느티나무 부산 범어사에서 조금 올라가면 대성암 입구에는 범어사를 천년동안 지켜온 느티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옛날 어느날 길을 가던 도인과 스님이 그곳에서 쉬다가 만난 기념으로 나무가지를 하나 꽂아두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나무가 되었다고합니다. (그런데 임실 느티나무도 그렇고 느티나무는 삽목의 성공비율이 높지 않아요..씨로 발아시켜 키우는것이 성공률이 높답니다) 임진왜란때 범어사에 불을 지른 일본 병사들이 배를 만들기 위해 이 느티나무를 베려고 톱질을 하는 순간! 벼락이 떨어져 병사들이 죽었다고 하는군요. 상처를 입은 이 나무는 점점 죽어갔는데...해방과 함께 갑자기 새로운 싹을 틔워 지금에 이르렀다고 하는군요. (tmi로 범어사 맛집으로 느티나무집이란 식당이 있는데 닭백숙이 맛있다네요..) 🌳강화 연미정 느티나무 2019년 태풍 링링으로 인해 많은 나무들도 피해를 입었는데요. 너른 바다와 함께 파주, 김포, 개풍군을 조망할 수 있는 연미정에 심어져있던 500년 된 느티나무도 전체 기둥이 부러졌답니다. 그렇지만 생명의 힘은 신비한 것인지 뿌리가 살아있어서 새싹을 내고 있다고 해요. 부러진 나무는 멋진 강화반닫이로 재탄생했다고 하네요. ![]() 의견비와 느티나무들 출처: 네이버 블로그 ![]() 현풍휴게소 느티나무 출처: 중앙일보 ![]() 범어사 느티나무, 출처: 부산역사문화대전 ![]() 소목장 양석중 이수자가 만든 강화반닫이, 출처: 한국문화재재단 아래부터는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 형식의 짧은 글입니다. 란과 생활 :상냥한 사람이 좋아 제가 수영을 배울 수 있기전까진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답니다. 10대때 엄마가 수영을 배워보라며 시민운동장 수영장에 보냈지만 물에 뜨는것 정도만 할 수 있었고, 20대때는 친구들이 수영에 재미를 느끼며 다니는 것을 보고 저도 등록했지만, 강압적인 수영쌤이 첫날부터 뭐라하시길래 오기로 수업을 따라하다가 수영장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인지 그 다음날 생애 첫 지독한 장염에 시달렸답니다… 그뒤로도 몇번 수영장을 등록했지만 저의 태생적 끈기없음으로 팔을 4번 저으면 가라앉는 수준정도였죠. 리조트에서 늘 수영장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30대 중반에 다시 수영장을 등록했습니다. 결국 전 이 구민 수영장에서 수영을 제대로 배울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굉장히 간단했습니다. 선생님이 진짜 조금만 해도 칭찬을 잘해주는 편이었거든요. 연습용 킥판을 빼곤 못하겠다는 저에게 “아니에요 회원님! 지금 제대로 고개돌리기가 되고 자유형을 이미 하실 줄 아는단계에요. 할 수 있어요!” 사실 반도 못가서 가라앉고 켁켁 대고 돌아온 저에게도 “그봐요 이제 되는 느낌이 들죠?” 등등 기억은 안나지만 부담스럽지 않지만 조금의 잘하는 것이 있으면 그걸 콕 찝어서 상냥하게 칭찬의 말을 해주는 타입이었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저의 20년 시도가 무색하게도 갑자기 자유형이 되는 것이었어요! (된다고는 했지 잘한다곤 하지 않았어요! ㅋㅋ) 원래 강습 선생님들이 칭찬을 잘하지 않냐구요? 저의 여러 운동시도로 깨달은건데 운동은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없거나 쉽게 포기하는 학생에겐 가혹한 법이었답니다. 사실 선생님도 사람인데 게으르고 의지없는 학생이 싫긴 하죠. 거기다 선수출신 선생님을 만난다? 불타는 승부욕으로 왜 최선을 하지 않는거냐!!! 질책만 듣기 일쑤죠. 이 수영 이후로 깨달은 점은 멘탈이 약한 저는 뭘 배울때 상냥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거였어요. 그렇다고 애기처럼 뭐만해도 우쭈쭈해주는 타입이 아니라 (나이든 여성에게 이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요) 진심으로 상대방을 신경쓰며 따뜻한 말을 해주는 사람을 만날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진답니다. 또한 나도 그때그때의 기분에 휩쓸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상냥한 사람이 되어야지 다짐하게 된답니다. 상냥하고 착한 사람이 얕보이기 쉬운 세상이라는건 조금 슬프지만 제 생각만큼 제가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닐 수 있잖아요 ㅋㅋ 언젠가는 악보도 볼 줄 모르는 제게 또 기적처럼 상냥한 피아노 선생님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답니다. <어흥> 호랑이의 식물산책을 마치며 호랑이의 정원에서는 얼마전 식물산책을 마쳤습니다. 여름과 가을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2명의 참여자를 모아 총 10회동안 서대문구내 혹은 근처의 산과 하천의 식물과 공간을 둘러보고 기록하는 모임이었답니다. 사실 매번 답사를 갔기때문에 최소 20회의 식물산책을 한 셈입니다. 동기는 아주 단순했는데요 천연동에 이사왔던 2021년 1월. 동네에 익숙해지고 저희가 좋아하는 식물거점(?)도 탐색할겸 매주 1회씩 동네 탐사를 했던 것에서 유래합니다. 저희는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거기에 식물을 접목시킨 것이 호랑이의 쪽지이고 거기에서 파생되어 나온 프로그램이 호랑이의 식물산책입니다. 뉴스레터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가 사연있는 나무와 역사 깊은 공간이라면 식물산책은 그보다 작은 단위의 친근한 풀과 낯선 동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실 호랑이의 정원 멤버들은 다년간 지역 콘텐츠 생산을 시도해봤는데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보따리 장수처럼 하나하나 꺼내고 싶지만 항상 중구난방으로 뭘하는지 모르는 단체라 비난 받는 것에 지쳐 요즘에는 식물과 지역에 좀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정> 후기🍀 어흥: 설마 기능성 위장애에 더해 인후염이 오는건 아니겠죠..ㅠ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다들 몸조심해요!
유정: 느티나무 잎은 유심히 관찰해보면 비대칭인 것을 발견할 수 있어요! 호랑이의 쪽지 17호는 재밌게 읽어보셨나요? 독자 분들의 후기와 관심이 큰 힘이 됩니다. 💪 얼마전 뉴스를 보니 충남 부여의 사랑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나무가지 일부가 하트모양이어서 사랑나무라 불리는데요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가림성 정상부에 있는 수령 400년의 아름다운 느티나무입니다. 이번호를 준비하면서 접한 뉴스라 괜히 반가웠던것 같아요. 사실 느티나무는 어디에나 있잖아요? 비단 오래된 느티나무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의 느티나무를 발견하고 괜시리 호랑이의 쪽지가 생각났으면 좋겠습니다. 호랑이의 쪽지 소개 동네의 식물탐험을 중심으로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쪽지형식이며 웹으로는 뉴스레터로 오프라인에서는 조그만 손바닥 책으로 발행됩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받아보던 쪽지처럼 별 내용이 없더라도 받아보는 순간에 살며시 지어지는 웃음처럼 삶에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호랑이의 정원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방법의 식물경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정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제안하는 일을 합니다. 식물을 중심으로 환경과 마을을 연결하고 아카이브와 역사를 활용한 다양한 워크숍과 실험을 연구하고 진행합니다. 인스타그램: @tygertyger2020 tiger_garden@naver.com 서울시 서대문구 천연동 120-12 |
호랑이의 정원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