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정원 여덟번째 뉴스레터 2021.05.28 발행 안녕하세요 <호랑이의 정원>에서 발행하는 격주 뉴스레터 <호랑이의 쪽지 8호>입니다. 이번호에는 초여름이면 담장에 탐스럽게 피어나는 5월의 꽃 장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장미향은 영상 15도 전후에 가장 진하게 맡을 수 있어서 5월 아침이면 진한 장미향을 즐길 수 있다고 하네요. 아침 출근길이 힘들다면 출근길 어딘가에 있는 장미를 찾아내 향기를 맡아보는것은 어떨까요? 아니면 장미향수라도 😊 호랑이의 식물산책 삼청동의 장미 5월하면 장미잖아요. 어릴때는 조금 촌스러워 보이기도 했는데 주택가 담장에 빨간 덩굴장미가 주렁주렁 핀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빠알간 장미와 초록잎이 어쩜 이렇게도 아름다울까요? 호랑이의 친구들은 사실 서울 골목 구석구석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동네 골목마다 어딘가엔 숨은 식물 장인분들이 곳곳에 있어서 마당이나 집 앞, 공터, 차고 같은 곳에 멋진 정원을 만든 것을 발견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 장미를 찾아 먼 곳을 찾아 헤맬 필요는 없답니다. 아파트 단지 어딘가에, 주택가 어딘가 담장에, 주민센터 앞 화단에 누군가가 심어 놓은 아름답게 핀 장미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호랑이의 식물산책은 골목보다는 서로에게 폐가 되지 않고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공공장소를 새롭게 찾아가보고 있어요. 5월의 장미를 찾아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유정이 삼청공원에 장미가 예쁘다는거에요. 전에 삼청공원 갔을땐 푸르른 숲밖엔 없었던것 같긴 했지만 삼청동에 가면 맛집도 많으니깐 더 찾아볼 생각도 안하고 갔죠. ㅋㅋ 삼청공원 가는길에 있는 금융연수원 담장에도 빨강,노랑,핑크빛 장미가 주렁주렁 달려있어서 장미에 대한 기대를 잔뜩 하고 갔었죠. ![]() 정독도서관 담장 위에 핀 흰 장미 ![]() 삼청동 골목길에서 발견한 노란 장미 ![]() 금융연수원 담장을 장식하는 장미 ![]() 금융연수원 담장에 핀 장미 두둥! 삼청공원은 너무나 아름다운 도심 속 공원입니다. 그렇지만 장미는 없어요...장미를 찾아 공원 구석구석을 헤매면서 계곡도 보고, 숲속 도서관과 유아숲체험장을 구경하고, 건강측정기 나무사이를 통과도 해보고, 공원의 오래된 나무가 주는 푸르름을 즐겼지만 장미는 발견하지 못했답니다. 청와대길을 걸어서 경복궁 영추문 근처에 있는 정부서울청사 별관의 장미담장이 있는 곳이라도 가자! 다시 산책코스를 바꿔보았지만, 이곳은 리모델링중이라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었어요. 몇해전부터 서촌 장미로 소문이 나서 봄이면 젊은이들이 이 장미를 배경으로 사진찍으러 꽤 오곤 했는데, 장미는 살아 남았을까요? ![]() 삼청공원 숲길 ![]() 삼청공원에서 만난 건강측정기 ![]()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 장미(일명 서촌 장미) ![]() 현재는 공사가림막으로 막혀있어요. 삼청공원에서 장미찾기를 실패한 후 장미의 식재 장소를 가만히 살펴보니 대부분이 담장을 경계로 늘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왜 그 간단한걸 잊고 있었을까요? 관공서, 아파트, 주택, 학교의 담장 위로 성큼성큼 돋아난 장미의 가시가 어쩌면 꽃보다 더 유용했던 것이죠. 생태병기의 기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없지만 그 덕분에 5월 끝 무렵 장미를 원없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 출근길에 만난 장미 ![]() 북한산 둘레길 장미동산 ![]() 경리단길 근처 ![]() 합정역 인근 폐가옥에 핀 장미 장미는 없지만 삼청공원 가는 법 5호선 광화문역 2번출구에서 마을버스 11를 타고 종점하차 도보 3분거리 3호선 안국역에서 도보 25분 일부구역 유모차, 휠체어 접근가능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없음 장미 ![]() 장미는 장미라고 부르지 않아도 아름다운 것이라지만, 장미라는 명칭은 왠지 사람이름이여도, 반려동물이름이여도 어여쁜 느낌을 줍니다. 징미과 장미속에 속하는 식물을 장미라고 하는데요 장미는 종류가 엄청 많은 편이여서 사람마다 생각하는 장미라는 꽃은 조금씩 다를 것 같습니다. 장미의 품종은 100개가 넘는다고 해요. 장미는 굉장히 자료가 방대하더라구요. 장미라고 부르는 종류도 너무 많고 18세기 중국 월계화가 서양에 가면서 18세기 이전의 장미를 고대장미(올드로즈old rose), 19세기부터는 현대장미(모던로즈modern rose)로 구분되는 것부터 각 나라별 장미의 종류는 얼마나 많은지, 장미가 등장하는 문학작품은 또 얼마나 많은지! 초보 식물탐험가로, 너무나 많은 자료의 양에서 무엇을 정리해야할지 몰라서 이번 호에서는 간단하게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장미(薔薇)란 이름은 사실 장미를 위해 만들어진 한자로 장미 장薔에 장미 미薇자입니다. 포도(포도포, 포도도) 귤(귤귤)같은 것들처럼요. 16세기 문헌에도 등장하는 장미는 지금과 똑같은 발음으로 조선시대에도 장미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강변 마을 대낮에 사립문이 닫히어 다리 끝에 말 세우고 물소리를 듣는다네 우거진 동산숲에 뻐꾹새 울어대고 훤히 트인 시골집에 장미꽃이 피었구나 한백년 시와 술로 함께 숨자 꾀했는데 삼도의 풍연 찾아 섭섭할손 혼자 갔네 성군 때엔 빠뜨려진 인물 적다 말하지만 세상에선 아직도 이 사람의 이름 몰라 출처: 한국고전번역원(원문) 조선후기 실학자 정약용은 충주 목계에 조용히 사는 친구집에 놀러갑니다. 친구와 함께 시와 술로 세상의 근심걱정을 잊어보려 했지만 친구는 이미 떠나고 친구집 앞의 장미꽃만 보고 왔다는 시입니다. 처음엔 친구 혼자 자연을 보러 떠났다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친구가 세상을 떠난거군요...ㅠㅠ 친구가 떠난 집앞에 봄철 고요하게 핀 장미를 바라보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에버랜드가 용인 자연농원이던 시절인 1985년 국내 최초의 장미 축제가 열렸다고 합니다. 1976년에 개장한 용인 자연농원은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 장미라는 사전조사결과를 바탕으로 122품종 3,500그루의 장미를 심어두었다고 해요. 용인지역의 기후와 토양이 장미를 재배하기엔 적합하지 않았지만, 다른 흙으로 메워 장미를 10년간 가꿔 1985년에는 150품종, 5000그루의 장미가 열렸다고 해요. 지금은 중랑구의 서울장미축제, 올림픽 공원의 장미광장, 곡성 세계장미축제, 울산 장미축제같은 지역 축제뿐만 아니라 5월이면 동네 어디든 장미축제를 찾아볼 수 있지만 꽃을 테마로 한 축제는 이때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장미축제를 배경으로 당시 인기 라디오 방송이었던 <이종환의 디스크쇼>와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과 캠프를 진행했는데 이것이 장미축제가 인지도를 높이게 된 주요 요인이었다고 해요. 예쁜 장미꽃도 구경할 수 있고 당시에는 드문 야외 공연을 즐길 수 있었을테니 인기가 높았던 것은 당연했을 것 같습니다. (자연속에서 음악을 듣는건 정말 기분이 좋거든요! 그리운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서울재즈페스티벌 ㅠㅠ) 1990년대에도 장미축제는 인기가 높아서 지방에서도 장미 축제를 하루만에 갔다올 수 장미관광열차가 특별 운영되기도 했습니다. 1992년에 입장권과 교통권을 묶은 여행권이 여른은 25800원, 어린이는 15200원이었다니 좀 비싼 감도 드는군요. ![]() 자연농원 장미원 전경 ![]() 1987년 용인자연농원에서 열린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 20세기 조선의 식물카페 조선호텔 장미원 로즈 가든 장미원은 장미를 심어 가꾼 정원이란 뜻입니다. 장미 정원은 장미원이라는 말을 많이 쓰더라구요. 제가 예전에 살던 곳 옆동네가 장미원이었는데 늘 뜻이 궁금했었습니다. 장미가 딱히 보이진 않았거든요. 1960~70년대 그 부근에 장미농원이 큰 것이 있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는데, 그 시절을 기억하는 분은 잘 없는듯해요. 옛 신문기사를 찾아보면 수유동에 살던 모 시인이 1960년대에 장미원에 취직을 부탁했지만 시인이란 이유로 거부당하고, 가난한 대학생들의 데이트장소로 언급되는 것을 찾아볼 수 있어요. 장미원은 외국의 장미 정원을 소개할때도 많이 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꽤 이른 시기 장미원이 등장합니다.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만든 환구단의 일부를 철거하여 1914년 조선호텔이 세워지고 그안에 1918년에는 장미를 심은 장미원이 등장합니다. 1918년 매일신보 기사에 따르면 300여주 정도의 서양장미는 벨기에 영사관 뜰에 있던 것을 옮겨 심은 것이라고 합니다. ‘로즈가든'이라 불리는 이 장미원은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오케스트라 음악과 함께 요리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맥주, 커피, 홍차, 과자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 로즈가든과 황궁우 일대, 1933년 원자료 출처:The National GeographicMagazin Vol. LXIV (July-December, 1933) ![]() 관광엽서로 제작된 로즈가든과 황궁우 일대 전경, 연도 불명 출처불명 로즈가든은 입장료가 있었지만 당시 낭만과 힙함을 아는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였다고 합니다. 요즘 인기있는 식물카페 느낌이었으려나요? 하루 입장객이 300명일때도 있었다네요. (매일신보 1920년 6월3일 기사) 이태준의 자전적 소설 <사상의 월야>에서 주인공 송빈은 은주와 함께 조선호텔 로즈가든을 갑니다. 입장료 오십전을 내고 들어가서 꽃 사이에 은주와 나란히 앉아 같이 아이스크림도 먹고 같이 음악을 듣고 같이 금강산이 나오는 활동사진도 보다가 벌컥 은주의 손을 잡는 장소로 묘사됩니다. 로즈가든 데이트가 끝나고 헤어지기가 아쉬워 대한문 앞으로 갔다가 덕수궁담을 돌아서 광화문통 사거리를 지나 다시 종로를 걷다가 집으로 오는 현재에도 있을 법한 청년의 데이트 코스죠! 로즈가든은 아니지만 1937년 무용가 최승희가 같은 조선호텔 양식당 ‘팜코트'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진도 유명합니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모던걸 최승희의 빗겨 쓴 모자와 빨간 립스틱, 패션도 돋보이지만 팜코트 palm court 라는 이름에 걸맞게 커다란 야자나무, 왠지 몬스테라 같은 넝쿨, 테이블마다 크게 놓여있는 식물로 꾸민 플랜테리어가 눈에 띄는건 저희가 식물애호가여서 그런걸까요? ![]() 해마다 열리는 조선호텔 장미원의 장미. 사실상 1985년도 에버랜드 장미축제보다 67년 더 앞서는 장미축제! 출처: 매일신보 1925년 6월 13일 ![]() 1937년 자연스러운 인스타그램 일상사진같은 느낌. #일상스타그램 #ootd #친구와함께 #조선호텔 #팜코트 #커피 출처불명 (조금 잘린 사진 같아요) 파란장미
이제는 아득해진 기억이지만 성년의 날에 학교에서 나눠준 장미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ㅋ 요즘도 성년의 날을 챙기나? 싶어서 찾아보니 편함없이 장미,향수,키스 3종 선물세트는 변함없더라구요. (3개 다 성년의 날에 받은 분 계실까요? 😅 ) 예전과 달리 다양한 수종의 꽃들이 많아진 요즘이지만 장미는 여전히 사랑의 표현으로, 감사의 표현으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꽃입니다. 파란장미를 본 적이 있나요? 요즘은 그래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파란장미의 꽃말은 원래 ‘불가능'이었다고 합니다. 파란 장미는 원래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색이었다고 해요. 1945년 파란장미 1호 ‘그레이펄', 1957년 ‘스털링실버' 1964년 ‘블루문' 등 여러 파란 장미를 시도했지만 푸르다고 하기엔 많이 좀….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속에 마녀가 들고 있을 것 같은 파란색의 장미는 사실 물들인거라고 하네요. 2004년 일본 산토리사에서 유전자 변형을 통해 세계최초 파란장미를 출시하고 파란 장미의 꽃말에는 ‘기적'과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산토리 연구소의 파란장미 개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클릭) ![]() ![]() 그레이펄 장미(좌), 블루문(우) 파란색이라기보단 연보라에 가깝습니다. ![]() 산토리 파란장미도 짙은 보라색에 가깝지만 파란색 유전자가 포함되었다고 하네요. 사진출처: 산토리연구소 ![]() 푸른 염료로 염색한 파란 장미 아래부터는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 형식의 짧은 글입니다. 세 명의 친구가 각자 다른 주제를 대상으로 가볍게 이야기합니다. 먹는 얘기 저희는 요새 상추부자입니다. 스마트팜 재배로 생산된 상추를 선물받기도 했고 우리의 텃밭에서도 땅이 무럭무럭 상추를 키워내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어린이 입맛이었던 제가 최근 식습관을 바꾸기 위해 야채를 먹는 노력하고 있다는거죠. 스마프팜으로 재배된 상추는 수경재배로 자란 것이라서 보들보들해서 샌드위치에 끼워먹기 좋고, 밭에서 자란 상추는 좀 더 복잡다양한 맛이 섞인 상추라서 쌈이나 샐러드를 먹을때 매력이 있습니다. 상추쌈도 각자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 재미있습니다. 텃밭 상추를 갖다주니 한 친구는 제육볶음을 시켜서 상추쌈을 먹었고 다른 친구는 아끼는 고등어를 구워 상추쌈을 먹었다고 하네요. 저는 두부와 버섯과 고추를 쫑쫑 썰어 끓인 강된장에 상추쌈을 먹는 것을 좋아하구요. 적상추와 청상추 모종 10개(이것은 서울시 친환경 텃밭에서 준것), 버터컵로메인상추, 딜, 고수, 공심채, 래디쉬, 열무, 아욱, 시금치, 방울토마토, 가지, 고추, 애플민트, 스피아민트, 페퍼민트, 수레국화(이것은 관상용) 등등 다품종 소량생산 텃밭에서 나는 채소를 맛있게 먹는 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나만의 드레싱 비율이라도...왜 파는 샐러드는 맛있는데 제가 만드는 샐러드는 샐러드맛보다 풀떼기맛이 더 강한 느낌일까요? 그것이 싫지는 않기도 하지만... <어흥> 청사진으로 찍어본 상추 TV보는 이야기: 요리인류-도시의 맛 얇은 여름옷에 드러나버리는 두툼한 살에 요새 식사량을 줄이려다보니 요리도 하기 싫어졌다. 아침 뮤즐리, 점심 구내식당, 저녁 냉동도시락을 반복하다보니 채워지지 않는 욕구에 쿠팡플레이에서 요리프로그램을 찾았다. '요리인류', 음식에 깃든 이야기에 흠뻑 빠졌던 10년 전이 생각나서 못봤던 '도시의 맛'을 선택했다. (3년 전에 방영된것 같은데 이때 나는 이미 지상파를 떠나있었지) 음식은 생존의 기록이자 정체성의 표현으로 문화와 역사가 오롯이 담겨있다. 도시의 맛, 뉴욕 편은 개척자가 원주민에게 받아 스스로의 음식으로 토착화시킨 크랜베리소스와 잼, 푸드트럭 나폴리피자와 콜롬비아식 거리음식, 브롱크스의 푸에르트리코 명물 음식, 푸른바나나와 코코넛이 들어가는 온두라스 음식을 소개하며 이민자의 역사와 문화로 중첩된 뉴욕을 보여준다. 문화는 생존과 정착의 과정에서 버릴 수 없는 정체성과 함께 자연스럽게 새겨지기도 하겠지만, 제도적이고 의식적인 노력이 깃들여진 '운동'을 통해 자리잡기도 한다. 신선식품을 근접거리에서 구할수 없어 식품사막이라고 불리는 브롱크스의 학교에서 채소를 키우고, 아이들과 먹고 요리하고, 그걸 집에 가져간 아이들이 각자의 집을 변화시키길 바라는 선생님의 모습에 진부한 표현이지만 감탄했다. 나도 생활에서 정말 필요한 것을 찾아내서 그걸 이루려고 노력하면 저렇게 살 수 있으려나? 친구 어흥이의 작업도 이런 운동이라고 생각하는데 감탄만 할 게 아니라 제발 내 삶 좀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다 잤다. 참고로, 이 다큐를 볼 때는 항마력이 약간 필요하다. 10여년 전 누들로드에서 문화권을 넘나드는 방대한 이야기를 펼칠 땐 용케 스스로를 자제했다 싶을 만큼 '도시의 맛'의 이욱정 피디는 프로그램 전반에 등장한다. 그것이 알고싶다 김상중처럼 오프닝도 시작하고, 전반 나레이션은 물론, 스토리에 참여해서 요리 실력도 뽐낸다. 나폴리 피자에 김치칩을 얹고, 뉴욕의 덤스터 다이빙 운동에 참여해서 쓰레기통에서 꺼낸 음식들로 요리를 하며 스토리에 스스로 참여해서 다큐를 완성해가는 모습을 보다보면, 그가 '다큐가 나고, 내가 다큐'의 경지에 오른건가 싶었다.(<타짜> 인용). <미돌> 식물의 시간 계절이 지나면 식물의 형태는 변하지만 작품 속의 시간은 영원할 것처럼 빛나요. 꽃과 식물에서 영감을 받은 미술전시가 매해 종종 열리긴 하지만 올해는 열 손가락을 넘어설 정도로 많이 개최되고 있는데요 이번 뉴스레터에는 저의 특기를 살려 그 리스트를 작성해보았습니다.👏 공통적으로 모든 전시에는 회화작품이 많은데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보러갈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뜨고 있어요. 게다가 매 전시마다 긴 관람줄을 만드는 김보희 작가의 개인전도 개최된다고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사전 예매를 꼭 확인해주세요.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인천을 둘러싼 개발과 생태환경, 인간으로 인해 야기된 환경변화 속에서 발생하는 비인간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데요 미학적인 범주를 넘어 다양하게 생각할 지점을 만들어준답니다. 여름의 문턱에서 영원한 식물의 시간을 감상해보는건 어떨까요? <유정> 나의 꽃은 가깝고 낯설다, 코리아나미술관, 2021.5.25.-2021.7.10. 인 블룸 In Bloom, 하이트 컬렉션, 2021.5.22.-2021.7.27. 김보희 개인전:TOWARDS, 스페이스캔+오래된집, 2021.6.1.-2021.7.3. 간척지, 뉴락, 들개와 새, 정원의 소리로부터, 인천아트플랫폼, 2021.5.21.-2021.7.25. 황대권ㆍ허윤희: 풀, 프로젝트스페이스 미음, 2021.5.21.-2021.7.3. 후기🍀 어흥: 왜 아직도 쌀쌀한거죠? 장미 자료를 찾는다하니 오스칼을 꼭 넣어달라는 친구의 부탁이 있었지만 제가 베르사유의 장미 기억이 가물해서 😅 다시 찾아서 읽어보고 싶네요. /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도 한번 찾아서 들어보세요!
유정: 뭐했다고 벌써 6월...? 호랑이의 쪽지 8호는 재밌게 읽어보셨나요? 독자 분들의 후기와 관심이 큰 힘이 됩니다. (매번 후기 남겨주시는 무구님 감사합니다.😘 ) 장미와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아무래도 장미를 찾으려고 기껏 멀고 먼 삼청동까지 갔지만 결국 주변에서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 있었다 라는 평범한 교훈을 얻은게 기억에 남네요. 호랑이의 쪽지 소개 동네의 식물탐험을 중심으로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쪽지형식이며 웹으로는 뉴스레터로 오프라인에서는 조그만 손바닥 책으로 발행됩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받아보던 쪽지처럼 별 내용이 없더라도 받아보는 순간에 살며시 지어지는 웃음처럼 삶에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호랑이의 정원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방법의 식물경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정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제안하는 일을 합니다. 식물을 중심으로 환경과 마을을 연결하고 아카이브와 역사를 활용한 다양한 워크숍과 실험을 연구하고 진행합니다. 인스타그램: @tygertyger2020 tiger_garden@naver.com 서울시 서대문구 천연동 1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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