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정원 스물여덟 번째 뉴스레터 2022.11.25.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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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랑이의 정원>에서 발행하는 격주 뉴스레터 <호랑이의 쪽지 28호>입니다. 너무나 긴 방학끝에 인사드리게 되어서 반갑고 죄송한 마음이 가득하네요. 어흥… 어쩌다보니 이것저것 일에 차여서 쪽지를 보내는 일을 미루게 되었답니다. 그동안 가입해주신 분들이 많은데 반가워요! 어쩌면 식물산책을 점점 하기 힘들어지는 추운 계절에 인사드리게 되었는데요. 춥긴 하지만 어쩐지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단풍과 낙엽, 말라가는 식물과 씨앗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으니깐요 데헷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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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호랑이의 쪽지는 서울시내 곳곳에 편하게 식물 산책을 할 수 있는 공원을 중심으로 산책을 다녀오는 것을 기획했는데요. 갑자기 이번 쪽지의 장소가 국립묘지여서 당황하셨을까요? 저도 조금 당황했는데…그게 제가 예전 수유동에 살 때는 분명 4.19탑 공원이라고 했거든요. 물론 그때도 국립묘지이긴했는데 동네 사람들이 4.19탑 공원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서였나봐요. 20년도 지난 기억 속에도 그곳의 평온하고 고요한 기분속에 예쁜 단풍들을 봤던 기억이 나서 가을에는 무조건 여기로 가야한다고 우겼는데, 너무나 오랜만에 찾아간 국립 4.19민주묘지는 여전히 그때와 같이 포근한 안식처같은 곳이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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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은 학생과 시민이 중심이 되어 독재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한 혁명으로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있었습니다. 이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현재 이 위치인 수유동에 묘역을 조성한 것이 지금의 국립 4.19민주묘지입니다. 당시 신문기사에는 왜 묘역이 수유동이었는지에 관한 내용은 자세히 없지만 1985년 4월 19일 경향신문 기사에 의하면 재건국민운동본부가 부정축재자의 재산인 도봉구 수유동 산 9의 1일대를 환수하고 1963년에 묘역을 조성하여 곳곳에 흩어져 보관되고 있던 4.19혁명 희생자들의 유골을 이장하였다고 합니다. 조각가 김경승의 사월학생혁명 기념탑 조각도 이때 조성되었는데요. 지금도 강렬하고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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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는데요. 조각가 김경승과 비문을 쓴 이은상 작가의 친일행적이 4.19 혁명의 정신과 맞지 않다는 의견과 더불어 조각의 너무나 압도적인 모습이 당시 시민의 모습과 다르다 등등의 의견이 있답니다. 특히 김경승 조각가는 남산의 김구 동상, 탑골공원의 이상재 동상, 도산공원의 안창호 도상, 정읍의 전봉준 동상등 불의에 항거하는 인물상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정읍에서는 작가의 친일행적이 동학혁명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철거요청이 꾸준히 있어 2021년 철거하고 다른 조각으로 대체되기도 했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대와 권력의 수요에 맞춘 아이러니가 있는 상황들도 당시의 혼란스러운 시대상으로 이해하고 굳이 철거까지는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의견이긴한데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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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기념비가 제작되기 전 수유동, 출처: 대한뉴스 제412호 |
기념비 조각 중인 모습, 출처: 대한뉴스 제41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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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혁명기념탑 제막 출처: 1963년 9월 20일 동아일보 |
1963년 박정희의장 4.19의거학생기념탑준공식참석기념촬영, 출처: 국가기록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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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하며 김영삼 대통령은 1973년에 ‘4.19 의거’라고 정의된 것을 ‘4.19혁명'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4.19묘지였던 곳을 성역화 사업을 진행하여 1995년 국립 묘지로 승격시켰습니다. 기존의 묘역에서 3배 확장을 하고 기념관을 조성하였으며 연못과 산책로, 다목적 광장 등의 시민휴식공간은 이때 조성이 되었습니다. 2006년에 법의 개정에 따라 ‘국립 4.19묘지’에서 ‘국립 4.19민주묘지’로 개칭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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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뉴스 4.19학생 기념비 제막식 (1963.9.27) [영상보기]
<4.19 묘지 조성에 얽힌 역사> KBS 월드(2013.04.27) [기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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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마라톤
4.19혁명 하루 전날인 4월 18일, 고려대학교 학생 3천여명이 국회의사당앞(현재 서울시의회 건물)에서 이승만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벌인 평화시위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던 중 정치깡패에 의해 집단 폭행을 당했습니다. 이를 본 시민들과 학생들은 분노하며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이날을 기념하여 고려대에서는 4.18마라톤을 하는데요 수유동에 살 시절에 매년 4월 18일이면 안암에서 4.19민주묘지까지 왕복 16km 구간을 뛰며 우르르 달려오던 정말 많은 학생 무리를 보았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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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대한 논란은 잠시 접어두고 국립 4.19민주묘지는 입구에서부터 묘역안까지 기념비들이 꽤 많은 편입니다. 많은 조각상들이 있음에도 개인적으로는 북한산의 능선과 포근하게 어우러져 위압적인 느낌보다는 단정한 추모 공간의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민주묘지에 들어가기 전 광장에는 민주의 뿌리라는 조각상이 있는데요. 독재와 부정의 시대 상황을 뚫고 솟아난 기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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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묘역에 들어가가는 길목에는 가수 김민기님의 아침이슬 노래비가 있는 소공원이 있습니다. 1970년에 아침이슬 노래를 만든 것을 기념해 노래 50주년 기념비를 2021년에 세웠다고 합니다. 이 노래가 민주화 운동에는 꼭 나오는 상징적인 노래라 길목에 있는 줄 알았는데 아침 이슬 가사중 “태양은 묘지위에 붉게 떠오르고~”하는 대목은 당시 김민기님이 대학시절 수유동에서 살때 4.19 민주묘지를 보며 지은 가사라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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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을 지나 넓지 않은 길을 조금 올라가면 갑자기 큰 광장과 북한산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묘역은 크게 다목적 광장과, 참배대기 광장, 휴게 광장등의 이용공간과 연못을 건너 참배로와 기념탑과 분향소, 묘지와 봉안소 등의 성역공간으로 구분됩니다. 아마도 의도한 것이겠지만 특히 성역공간은 묘역 전체의 배치가 좌우 대칭으로 조성되어 굉장히 경건한 분위기랍니다. 묘지는 현재 일부구간은 조성중에 있었는데요. 특히 1묘역은 4.19혁명 당시 사망자와 부상자로서의 사망자가 안치된 곳인데 묘비속 사진들이 흑백사진에 어린 학생들의 모습들이 많아서 가슴이 아팠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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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대칭의 성역공간이 주는 엄숙함과 달리 이용공간은 비대칭의 연못 주변으로 조용하게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벤치가 많은 편인데요. 구석구석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 사이에서 국립 묘지의 분위기는 해치지 않으면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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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답사는 저의 어릴적 단풍 기억을 따라 찾아왔는데요. 혹시나 그 사이 사라졌을까 혹은 그 사이 단풍이 다 져버렸을까 싶어 사진을 찾아봐도 대부분 역사에 관심이 많은 참배객들이 올린 블로그에는 성역공간 사진 위주여서 알 수 없었답니다. 20년만에 찾아온 이곳에는 여전히 단풍나무가 멋있긴 한데 생각보다 많은 단풍나무가 있는 것은 아니였어요. 멀리 보이는 북한산의 단풍과 4.19 민주묘지만의 넓고 차분한 분위기 사이로 군데군데 단풍나무가 제 눈과 기억속에 단풍이 가득했던 가을의 공간으로 기억했던 것 같아요. 단풍나무 이외에도 연못과 휴게광장, 산책로에는 다양한 나무들을 찾아볼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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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은 나무에 관심이 없더라도 상록침엽수가 늘 그렇듯 학교나 공원, 아파트 단지 곳곳 어디에서든 자주 볼 수 있는 나무랍니다. 담장을 따라 나무를 총총 귀엽게 정리해서 경계를 만들어 두는게 요즘 유행이긴한데요. 주목은 사실 엄청 크게 자라는 나무라고 해요. 국가생물종지식시스템에 의하면 높이 20m, 지름 1m까지 큰다고 합니다. 크게 자라는 나무인만큼 굉장히 더디 자란다고해요.
주목은 오래 사는 나무로도 유명한데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이라는 말은 주목을 이야기 할때 빠지지 않는 수식어랍니다. (치아건강은 오복의 하나라는 말처럼 조금 지겨울 정도 ㅋㅋ)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는 강원도 정선군 두위봉의 주목입니다. 천연기념물 지정된 3주의 주목이 있는데 각각 1400년, 1200년, 1200년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주목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굉장히 찰나를 사는 것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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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예쁘장한 열매가 열리는데요, 촘촘한 잎과 동그란 빨간 열매가 가득 열려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나는 것 같아요. (빨간 열매가 열리는 나무들이 다 그런것 같지만요) 빨간 열매를 자세히 보면 앵두같이 빨간 과육이 투명한 컵 모양으로 가운데 초코가 콕 박힌 모양으로 어쩐지 맛있을 것 같아보이는데요. 과육은 독이 없고 달콤한 맛이 나지만 씨는 독이 있다고 하네요. 유럽에서는 독약으로 이용해왔다는 기록이 전해져오는데요. 햄릿에서 아버지를 죽일 때 사용하던 독약이 주목의 씨에서 추출한 독약이라고 하는군요. 그렇지만 1992년에 주목 잎에서 항암제 성분을 추출해서 현재도 널리 항암제를 만들때 쓰인다고 합니다. 오래사는 나무인만큼 삶과 죽음의 순간을 모두 가지고 있는 나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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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주목에 관한 설명이 길었는데요. 4.19민주묘지 곳곳에서도 주목을 굉장히 많이 볼 수 있답니다. 특이한 점은 대통령이나 시장 등의 정치인들이 심은 식수인데요. 보통 소나무 등을 심는데 이곳에는 쪼로록 주목을 심었더라구요. 아마도 4.19혁명의 민주 영웅들처럼 그들이 지키려고 했던 이념들은 주목처럼 오래오래 남아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 넘게 이 땅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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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나무 Pseudocydonia sinens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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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런 곳에는 과일이 열리는 나무를 잘 안 심을 것 같다는 편견이 있는데요. 4.19 민주묘지의 휴게광장과 산책로에는 앵두나무, 감나무를 비롯해 특히 모과나무가 많더라구요. 모과가 열리기 전 모과나무를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나무 기둥을 보면 호랑이처럼 붉은 색과 녹색의 호피무늬가 있답니다. 계절마다 무늬가 조금씩 변한다고 해요.
모과나무는 열매도 향기롭지만 꽃이 아름다워서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고 해요. 가을에 열리는 열매인 모과는 모양이 나무에 열리는 참외라는 뜻의 목과(木瓜)로 불리다가 지금의 모과가 변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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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는 술로도 담그고, 썰어서 차로 담그는데 향도 좋지만 기관지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서 겨울이면 어쩐지 유자차나 모과차의 따끈한 향기가 떠오른답니다. 예전 아빠 차 뒤에 모과 바구니가 놓여있던 시절도 생각나구요 ㅎㅎ 레트로로 모과향 방향제가 출시되면 인기일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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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의 향기때문인지 모과에 관한 시가 꽤 많은 편인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시는 시경(네?)에 나오는 모과입니다. 모과를 던진 이유는 중국에서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과일을 던지는 풍습이 있었다고 해요 (이것이 모과 플러팅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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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모과를 던져 주기에
나는 아름다운 패옥으로 갚아 주었지
굳이 갚자고 하기보다는
길이길이 사이좋게 지내 보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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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무늬의 모과나무 수피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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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민주묘지 홈페이지의 포토갤러리와 게시판에는 참배객들의 방문록 이외에도 민주묘지 묘역내에 계절에 따라 지고 피는 식물들의 사진과 이야기가 꽤 자세히 실려있는 점이 특색인데요. 게시판 글에 의하면 2016년부터 직원들이 정성껏 가꾼 모과나무는 11월 중순경에 참배객과 4.19단체 회원, 주변 어르신들께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점도 굉장히 특이하게 다가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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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우이신설 4.19민주묘지 2번출구에서 도보 5분
버스: 국립4.19민주묘지 정류장에서 도보 1분
유아차, 휠체어 접근가능
시각장애인용 음성안내, 점자지도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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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친구들☺아래부터는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 형식의 짧은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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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제 얘길 쓰려니 새삼 쑥스럽네요. 그렇다고 그동안 제 얘길 안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란과생활을 연재하지 않을 때에는 길을 걷다, 버스를 타고 다니다 떠오르는 생각들 중에서 ‘아! 이 얘긴 칼럼에다 써야겠다’ 싶어 머리속으로 생각한 문장들을 여러번 다듬고 하는데, 막상 이야기를 쓰려고 하면 마감에 쫓겨서인지 그날 그날 생각나는 아무 얘기나 주절주절 늘어놓게 된답니다. 말을 하면 신이 나는 타입이 있듯이 반대로 저는 어쩐지 말을 많이 한 날이면 기운이 쪽 빨리는 것 같더라구요(말을 많이 들은 날에도). 저도 그렇고 제 친구들도 별로 말이 없는 편이어서 다들 만나면 대화의 순간보다는 조용히 흐르는 순간들이 많은데요. 우리가 오래된 친구라는건 각자 그 조용히 흐르는 순간들을 오히려 즐기고 있는 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쇼파에서 각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도 친구의 보리차가 식으면 같이 데워준다거나 각자 정신없이 뭘 먹다가도 친구가 뭘 묻히고 먹는거 보면 말없이 휴지를 갖다준다던가 하는 식의 조용한 챙김의 순간으로만 이뤄지는 날도 있답니다.
요즘은 점점 주절주절 하는 제 말에 제 스스로가 질릴 때가 있답니다. 그래서 말을 줄이다보면 점점 제 스스로 더 재미없는 사람이 되가는 것이 아닌가 싶긴 하지만 재미없는 내가 어때서! 라고 우겨보고 싶은 나날이랍니다.
<어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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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말이 없는 편인 저는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무엇을 쓰면 좋을지 도통 알 수 없어 며칠을 고민하다 그동안 쪽지를 보내지 않았던 시간을 잠시 떠올려볼까해요. 대부분 평범한 일상이지만 몇 주간 한번씩 병원에 가고 있어요. 머리를 비우고 수많은 사람들에 휩쓸리다보면 심각한 일도 태연하게 흘러가곤 합니다. 가끔은 오래된 영화를 보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에드워드 양 감독의 <타이페이 스토리>를 봤어요. 소리와 대사가 적은 잔잔한 영화를 보고싶어 선택한 거였는데 괜히 쓸쓸해져 아직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간간히 전시도 봤는데 가장 좋았던건 아트선재센터서 보았던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 작가의 전시 <죽음을 위한 노래/삶을 위한 노래>였습니다. 포근한 쿠션에 누워 눈앞의 스크린을 희미하게 보다가 자다깨는걸 반복했는데요 사실은 주술에 걸린게 아니었을까요?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다지 생각하지 않고 시간 저편에 두려고 합니다. <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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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흥: 4.19 사거리쪽에 숨은 맛집이 은근히 많은것 같아요! 😉
유정: 스티비 스탠다드 연간 요금제로 변경하였습니다....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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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쪽지 28호는 재밌게 읽어보셨나요? 독자 여러분의 후기와 관심이 큰 힘이 됩니다. 💪
지난 쪽지 이후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나 세어보니 무려 5개월이더라구요! 5개월의 기다림이 너무 길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했는데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이번 주제인 국립4.19민주묘지는 무거운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굉장히 많은 주민분들이 이곳을 찾으며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동네에서 공원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내심 생각하게 되는 곳이었달까요. 구독자 여러분도 뉴스레터를 읽으며 잠시 평온을 되찾는 시간이 되셨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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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쪽지 동네의 식물탐험을 중심으로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쪽지입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받아보던 쪽지처럼 별 내용이 없더라도 받아보는 순간에 살며시 지어지는 웃음처럼 삶에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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