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정원 서른 번째 뉴스레터 2022.12.23.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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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랑이의 정원>에서 발행하는 격주 뉴스레터 <호랑이의 쪽지 30호>입니다.
이번호는 청계천의 복개와 복원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겨울에 청계천에서 빛초롱축제도 한다길래 추위를 무릅쓰고 눈쌓인 청계천변을 걸었지만 올해는 광화문 광장에서 한다고 하네요. (시무룩) 그래도 바삭 마른 가지들 사이에 귀엽게 물오른 겨울눈과 마른 풀들 사이에 남아있는 씨앗과 열매, 느긋하게 흐르는 물 사이로 졸고 있는 오리들을 보고 나니 겨울의 정취를 온 몸으로 느끼고 온 산책인것 같았습니다. 추울수록 더 맛있어지는 따끈한 음식처럼 겨울 산책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식물과 다양한 풍경들을 더 발견할 수 있길 바라며 호랑이의 쪽지는 또 겨울방학에 들어갑니다. 내년 봄에 또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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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마지막 식물산책 코스로 잡은 곳은 청계천입니다. 매서운 추위로 산책하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지만 어쩐지 겨울에 개울가를 걸어보고 싶은 기분이었답니다. 청계천을 볼 때면 늘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복원사업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인공하천으로 탄생한 청계천은 이름과 장소성만을 가진 곳이 아닌지 도끼눈으로 바라보곤 했지만 너무나 녹지와 공원이 없는 종로에서 시민들을 위한 공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너무 미워하기도 힘든 그런 존재랍니다. 이런 인공 자연이 지금의 2000년대 초반의 대한민국 그 자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이후 세대들은 이곳과 이곳을 즐기던 우리를 어떻게 평가해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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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녀>는 청계천의 삼일빌딩에서 시작해서 삼일빌딩으로 끝나는데요. 1970년 완공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31층 (정확히는 지상 31층, 지하 2층)으로 유명했답니다. 영화 속에서 "서울에 31층 빌딩이 있대!"라고 친구가 말하니 “떨어져 죽기 편리하겠다” 라고 말하는 윤여정 님을 볼 수 있답니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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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희의 산책도 최근 새롭게 리모델링한 삼일빌딩에서 시작했답니다. 관련 자료를 찾다보니 이제는 사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빌딩이지만 2002년에 발표한 롤러코스터 <Last scene> 속 뮤비(이날 이후로 계속 맴도는 노래)와 1993년 발표한 정태춘-박은옥의 <92년 장마, 종로에서>의 앨범표지 사진에서는 삭막하고 쓸쓸한 도시를 상징하는 빌딩 느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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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의 <Last scene> 뮤직비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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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서울 삼일빌딩과 청계고가도로, 김한용 촬영, 출처:국립현대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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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빌딩 지하 커피숍에서 카페인을 충전한 뒤 삼일교 아래부터 광장시장이 있는 새벽다리까지 짧게 걸어보았답니다. 서울시에서는 청계천 산책코스를 크게 3개로 나눠 지도로 그렸는데요. 이 지도에 따르면 저희는 약간의 청계역사길과 약간의 청계활력길을 걸었답니다. (광장시장 먹부림을 위한 가벼운 산책길이랄까요?) 청계천을 걷다보면 아무말 없이, 아무런 방해없이 쭉 걷고 싶을때도 있지만 어쩐지 기분이 내키는 지점에는 위로 올라가 언제든 도시의 흐름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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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겨울에는 오히려 나무의 수형이나 특징을 잘 관찰할 수 있답니다. 식물초보 어흥은 잎모양이나 꽃을 보고 나무를 알아 맞추곤 하는데 이제 한글을 깨우치기 시작한 어린이처럼 나무 껍질이나 가지만 보고도 이 식물이 뭔지를 알아맞추기 게임을 합니다. 잎이 없는 나무를 알아맞추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콩깍지 씨앗주머니를 보고) 음…이건 콩과 식물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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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도 조성된 지 벌써 20년이 되어갑니다. 초기에는 청계천의 물이 수돗물을 틀어 조성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기도 했는데요. 정수를 거친 한강물과 지하철역에서 유입되는 지하수가 섞인 물이라고 해요. (약간 수돗물이긴 하네요 😅) 인공적으로 조성한 자연에 도시의 바람을 타고 심지 않은 식물들과 알아서 찾아온 새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하네요. 가끔 사람들이 애완물고기를 강가에 풀어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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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변이 자연과 비자연이 어우려진 생태계로 바뀌고 있다면 청계천 위쪽으로도 여전히 바뀌고 있는 도시 풍경들을 볼 수 있답니다. 2021년에는 청계2가부터 청계 7가 남측에 원래 보행자 길이었던 곳의 가로수를 전부 제거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로 전환하기도 했으며 세운상가 옆 아세아극장 자리를 비롯해 주변 일대가 다 밀려 허허벌판이거나 높은 아파트가 세워지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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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정원 멤버들이 혁신파크에 있던 시절엔 늘 점심과 저녁을 먹고 혁신파크 주변을 산책다니며 온갖 것들을 관찰하고 다녔는데, 이후 을지로에 잠깐 있던 시절에는 그런 빈둥거릴 수 있는 녹지나 공원이 없더라구요. 인쇄기가 챡챡 바쁘게 돌아가는 소리, 종이를 실은 3륜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모습, 길 한가운데를 다 차지해 아크릴을 가공해 간판을 만드는 모습은 너무나 흥미로워졌지만 예전처럼 느긋하게 관찰하며 산책할 수 있는 풍경은 아니었구요. 그나마 초록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청계천변이었던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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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빌딩 기준)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5번 출구에서 도보 8분
버스: 종로2가.삼일교 정류장에서 도보 1분
일부구역에서 유아차, 휠체어 접근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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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여기서 잠깐! 청계천의 역사 알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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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개(覆蓋)'라는 단어가 익숙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보통 좀 낯선 단어입니다. 복개는 덮거나 씌우는 것, 하천에 덮개 구조물을 씌워 겉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시골에는 하천들이 많은데 도시에는 별로 찾아볼 수 없는 이유가 하천들을 복개했기 때문이랍니다. 빅데이터를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이 단어가 가장 많이 쓰인 시대는 1960~1980년대와 2000년대 전후가 아닐까 싶어요. 첫번째 많이 쓰인 시대에는 하천을 덮는 복개공사가, 두번째 많이 쓰인 2000년대초 전후에는 복개된 하천을 다시 복원하는 공사가 많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시작에는 청계천이 있었다고 하면 오바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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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은 조선시대부터 서울시내 주요 하천으로 대부분의 서울 하천이 그렇듯 평소에는 수량이 많지 않은 건천에 가깝지만 비가 오면 수량이 크게 불어 나곤 했다고 해요. 일제강점기 청계천 일대를 다룬 소설(박태준, 천변풍경)을 보면 청계천 광교 일대의 빨래터를 중심으로 1930년대 청계천의 풍경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는데 약국이나 회사원같은 중산층도 있지만 대부분 하층민들이 거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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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과 6.25 전쟁이후 서울의 인구가 더 많아지면서 청계천 일대는 점점 슬럼화가 더 심각해집니다. 청계천 일대의 판잣집을 철거하고 청계천을 덮는 ‘복개' 공사가 1958년부터 1978년까지 20년간에 걸쳐 이뤄집니다. 청계천 일대는 순차적으로 물길을 덮고 하수구가 준설되고 그 위에 도로와 고가도로가 세워졌습니다. 이때의 청계천 일대의 사진을 보면 고가도로 그 아래 상가 건물들과 노점 등등 홍콩 영화속에 장면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답니다. 아마도 제가 살아본 적이 없는 시대의 공간이라서 그렇겠죠? 1960년에 발표한 영화 오발탄을 보면 후반부에 주인공이 청계천 다리밑에서 도망치는 장면이 있는데요. 복개가 이루어지기 전 청계천 다리밑 어두운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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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개 공사전 청계천 일대, 노무라 모토유키 기증 사진, 출처: 서울역사박물관 |
1950년대 말 청계천 다리 밑 풍경, 출처: 영화 오발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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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 전 , 박영기 사진작가 출처: 서울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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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들어 복개된 청계천의 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점점 높아졌다고 해요. 지금의 생각으론 고가도로와 인근 상가들이 어쩐지 방콕이나 홍콩같은 세기말적이고 이국적인 느낌이 가득한데(철없는 생각인가요?), 실제 이 공간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에게는 점점 청계고가도로가 노후화되면서 구조물의 안정성도 떨어지고 고가도로 아래의 환경은 빛도 들지 않고 공기질이나 보안 등도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민선3기, 32대 서울시장 선거에는 모든 후보들이 청계천 복원 이슈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이 기억이 나요. 이명박 시장이 당선되고 빠르게 삼일고가와 청계고가, 삼일아파트 등 20년에 걸쳐 청계천을 덮고 만들어진 모든 것들은 20~30년만에 다시 뒤엎어 지금의 하천으로 복원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강북권 어딜가든 이 공사로 도로가 늘 꽉 막혀있었던것 같아요. 청계천 복원 방식에 대해서는 그때도 찬반논란이 많았지만 결국 개장한 청계천은 도심 공원으로 시민들의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청계천 이후 서울 시내와 각 지자체에서는 복개되어 있던 하천을 걷어내고 물길과 산책길을 조성하는 붐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사진출처: kbs 뉴스 (2015.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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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마장동에 있는 청계천박물관 방문을 추천![링크]
복개된 청개천과 청계천 일대 상가를 배경으로 한 강풀작가의 26년 (웹툰)[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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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 사이로 빨간 산수유 열매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옛 이야기속에 겨울철 딸기를 먹고 싶어하던 아픈 어머니와 효자 얘기가 떠오르더라구요. 보통 호랭이 도움으로 어찌어찌 딸기를 찾아내곤 하는데 왜 그 한겨울에 딸기인거냐구요. 겨울철 산수유 열매는 구하기 쉬워서 비슷한 이미지를 찾아낸 걸까요? 청계천에는 산수유와 갯버들이 꽤 많이 심어져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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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나무과 산수유 (Cornus officinalis Siebold & Zucc.)는 봄을 알리는 나무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아직 산수유와 생강나무의 구분이 어려운 식물초보인데요. 원래 산수유는 어디서든 잘 자라고 생강나무는 산에서 자생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지만 요즘에는 공원에도 많이 심어서 더 헷갈린답니다. 둘다 3-4월에 노란 꽃이 피는데 꽃자루가 노랗고 길게 나와 노란 꽃이 달려있다면 산수유, 꽃자루 부분이 초록으로 짧게 나와 노란꽃이 달려있다면 생강나무라고 하는데…내년 봄이 오면 많이 봐서 눈에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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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는 가을이 되면 타원형의 녹색 열매가 빨갛게 익어 가는데, 겨울에도 따지 않은 열매가 마른 가지에 남아 있어서 보석처럼 빨갛게 빛나고 있답니다. 산수유 열매의 씨에는 독이 있어 빼내고 과육만 말려서 술이나 차, 한약재로 쓴다고 하는데요. (충격) 요즘에는 기계로 씨를 빼내지만 예전에는 사람이 직접 입에 넣어 씨를 발라냈다고 합니다! 😱 김종길님의 <성탄제>의 시로도 유명한 산수유를 볼 때마다 어쩐지 산수유 붉은 알알이 혈액속에 흐르는 느낌이 뭘까? 궁금했던 고교시절의 제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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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친구들☺아래부터는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 형식의 짧은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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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말이 가는 것도 새해가 오는 것도 해가 갈수록 무뎌지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는 것은 여전히 능숙하지 못한 기분입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도 계약직으로 전전하다보니 크게보면 일하던 곳은 같았지만 제각각 다른 분야의 프로젝트를 참가하다보니 늘 ‘힝구, 나는 많이 모자라구나 많이 배워야겠구나’ 하는 느낌이 강했고 늘 일이든 연애든 삶이든 능숙하게 본인의 경험담과 충고를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했어요. 저는 (친구말에 의하면 타인의 삶에 큰 관심이 없는 탓도 있겠지만) 남에게 얘기해 줄 정도로 무언가를 능숙하게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늘 신입의 기분으로 좌충우돌 살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한 친구들의 육아이야기를 꽤 재밌게 듣는 미혼인데요. 친구딸이 최근 수학시간에 길이재기를 배우며 더하기를 이용해 엄마의 키는 얼마일까? 라는게 문제를 보고 엄마의 키는 얼마일까?에 집중해 문제에 제시한 숫자는 보지도 않고 160으로 적어냈다고 하면서 복장터져하는 친구 얘기를 듣는데 저는 어쩐지 이해가 가더라구요. 어릴 때는 모든게 낯설고 왜 그래야하는지 의문도 많았던 것 같아요. 칼국수에는 어쩐지 칼이 들어있을것 같은 그런 낯선 기분과 어색한 감각 같은거요. (이제 칼국수는 극복했는데 칼제비는 아직도 볼때마다 낯설답니다 ㅋㅋ) 근데 아직도 세상 많은 것들이 낯설다는게 문제겠지만요.
프리랜서의 생활도 이제 7년차! 호랑이의 정원도 이제 3년차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 나이가 되도록 뭐하나 능숙하지 못한게 자랑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늘 낯설어하며 신입같은 마음으로 살아갈 제 인생을 장점으로 삼아 내년 호랑이의 쪽지에서 뵈어요! (어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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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6년. 막 대학에 들어와 서울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던 저의 청계천에 대한 첫인상은 의외로 삭막함이었습니다. 서울을 잘 알지 못했던 저는 거대한 콘트리트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가 어째서 피사체가 되어야하는지 전혀 몰랐고 청계천에 대한 작업도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년정도 흐른 뒤 이곳에 청계고가도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 그 사진을 봤을때 내가 생각한 도시의 풍경은 바로 이런게 아닐까? 라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현재를 감각하는 것보다 과거의 것을 조망하는 것이 더 쉬운 행동이라 그런걸까요? 아님 단순히 홍콩영화의 영향일까요? 아무튼 그 거대한 고가도로가 사라지고 하천을 복원했다고 하니 많은 것이 한번에 이해되었습니다.
요즘 이 근처를 돌아다니며 변해가는 풍경을 보면 도시의 풍경은 왜 이렇게 쉽게 변하는 걸까 생각합니다. 세운상가에서 내려보던 철공소가 사라지고 고층 아파트가 생기고, 무수히 뻗어간 골목이 콘크리트로 메워지고.. 그렇게 갈 곳 잃은 발걸음들은 결국 어디로 흩어져야 하는건지 알 수 없어 빙빙 맴돌기만 합니다. <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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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흥: 부디 수도가 얼지 않게 해주세요 🙏
유정: 연말공포증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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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쪽지 30호는 재밌게 읽어보셨나요? 독자 여러분의 후기와 관심이 큰 힘이 됩니다. 💪
서른 번째 뉴스레터는 청계천에 대해 잠시 다뤄보았는데요 준비하는 내내 롤러코스터의 노래가 자꾸만 머리 속을 맴돌았던 한 주였던 것 같아요. 이곳 주변의 역사는 하나의 뉴스레터로 담을 수 없는 다양한 층위를 가지고 있는데요 언젠가 사람들과 함께 이곳을 걸으며 식물과 공간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눌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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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쪽지 동네의 식물탐험을 중심으로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쪽지입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받아보던 쪽지처럼 별 내용이 없더라도 받아보는 순간에 살며시 지어지는 웃음처럼 삶에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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