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정원 스물한 번째 뉴스레터 2022.3.25.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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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랑이의 정원>에서 발행하는 격주 뉴스레터 <호랑이의 쪽지 21호>입니다. 길가에 삐죽삐죽 올라온 새싹이나 나무가지의 자그만 새 잎에도 봄이 다가왔음을 볼 수 있지만, 비염인은 본능적으로 봄이 왔음을 알게 됩니다. ㅋㅋ 조금 쌀쌀한가 싶은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걷다보면 어느새 몸이 따뜻해지는 봄이 왔습니다. 아마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린 날이 많아질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는 것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좋다고 하네요. 이번 호에서는 산책하기 좋은 초안산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어쩐지 걸으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곳이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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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창동과 노원구 월계동에 나즈막하게 걸쳐있는 초안산(楚安山)은 편안한 안식처를 정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산입니다. 높이 114m의 야트막한 산으로 평탄한 길이 많아서 가볍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답니다. 제 인생에 수많았던 직업체험? 중에 어언 1n 년 전에는 산속에 묘를 찾아 조사다닌 적이 있답니다. 사대부 묘에 조성된 묘표나 석물 등을 조사하는 작업이었는데요. 아주 잠깐의 체험이었지만 덕분에 산속에서 묫자리와 돌로 된 조각들을 찾는 능력이 발달했답니다. ㅋㅋㅋ 보통 해가 잘 비치는 양지바른 곳에 있기 때문에 아무리 깊은 산속이라도 바깥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느낌이 온달까요? 그때 우연히 들른 초안산이 굉장히 인상깊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었답니다. 묘탐험?은 초록이 가득한 계절에는 나뭇잎에 가려져서 보기 힘들기 때문에 지금이 제격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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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초안산 이외에도 내시 묘역들이 몇 군데 있는데요. 은평구 진관외동 이말산, 진관내동 의상봉과 용출봉 중골마을의 이사문공파 묘역 등이 있답니다. 조선시대에는 도성 10리안에 묘를 만들지 못하도록 했답니다. 그래서 10리밖에 있는 산 중에서 풍수가 좋은 산에 내시묘를 비롯해 다양한 계층의 공동묘지가 조성되었습니다. 이제는 장례 문화가 변화되어 묘를 조성하지 않는 추세입니다. 묘를 조성한다고 하더라도 매장 후 60년까지만 유효하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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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산을 중심으로 여러 공원들이 많은데요. 이번에는 저의 옛 추억을 살릴 겸 조선시대 내시 분묘군이 있는 코스를 택했답니다. 1n 년의 세월동안 지차제들은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관광코스 개발붐이 있어서인지 이곳은 ‘아기소망길'이란 이름으로 정비되었더라구요. (아 뭔가 작명이 좀 크리피한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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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역 2번출구에서 마을버스 노원15를 타면 비석골 근린공원에 도착하게 됩니다. 비석골 근린공원은 초안산 내에 흩어져 있는 망주석과 묘표, 문인석, 동자석 등을 모아놓은 곳이랍니다. 그렇지만 산에 여전히 석물들이 흩어져 있답니다.ㅋㅋ 조선시대 내시 묘와 함께 자연을 보고 싶으면 월계동 방향의 비석골 근린공원으로 출발해 산을 타면 되고, 도시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어린이 놀이터와 체육시설, 반려견 놀이터를 더 즐기고 싶으면 창동 방향의 초안산 근린공원에서 시작하시면 됩니다. 저희는 비석골 근린공원에서 시작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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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산 나들길 지도. 공원 갈림길에서 왼쪽방향(화살표 방향)으로 산을 타면 분묘군을 많이 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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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산은 경사가 높지 않고 도심 주거지와 가까이 있어서 쉽게 자연을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공동묘지였던 초안산은 내시묘를 비롯하여 일반사대부, 서민, 궁녀 등 다양한 계층의 묘가 1,000기 이상 있는 곳입니다. 무덤을 장식했던 문인석과 동자석, 묘표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숲속에 흩어져 있는 것이 조금 안타깝지만 산책을 하다 만나는 묘와 석물들을 볼 때면 어쩐지 삶과 죽음,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공존하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이기도 합니다. 필멸자로서 갑자기 인간의 한계를 되돌아보게 된달까요? 🤔ㅋㅋ 인생무상을 느끼던 와중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의 방향이 대부분 궁궐을 향한 서쪽을 향해있다는 설명을 보니 죽어서까지 나타내고 싶었던 그 충성심은 무얼까?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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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주를 잃고 기다림의 세월만큼 땅에 파묻힌 동자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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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쯤에는 잣나무 힐링숲이 있는데 겨울철에도 그곳은 다른 세상인듯 푸른잎을 가진 나무들과 어우러진 묘들 사이로 조용히 산책할 수 있답니다. 2014년에는 노원구에서 잣나무숲이 가득한 이곳에 평상을 설치하고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의자도 설치해 고요한 숲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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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산 정상에 가까워서 갑자기 산속에서는 느끼기 힘든 웅성웅성 클럽같은 들뜬 사람들의 소리와 음악소리! 👀 가 들려와서 찾아가보니 판판한 정상 숲속에는 요즘 핫한 산스장(산속 헬스장)이 있었고, 넓은 마당에는 영탁의 ‘전복먹으러 갈래'에 맞춰 에어로빅을 추는 어르신들이 있었답니다.👯♂️🤸♂️ 아마도 인근 문화센터의 수업같았는데 신비로운 산에서 만나는 또 다른 매력이랄까요? (내려오고도 머리속에 무한 재생되는 그 노래! )
산 곳곳에 길이 있어서 내려가는 길을 마음대로 택할 수 있는 것도 재밌답니다. 전체를 다 돌아볼 수도 있고, 힘들다 싶으면 적당히 가까운 평지를 찾아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창동어린이집 방향으로 내려왔는데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바로 앞이여서 전시 스케줄에 맞춰 산책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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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보면 침엽수와 활엽수의 구분이 선명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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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장 제2법칙: 눈에 띄는 곳에 시계가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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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본 식물들: 잣나무와 스트로브 잣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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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저는 이제 소나무와 잣나무는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작년에 남산의 소나무에 관한 뉴스레터를 쓰면서 공부한 덕에 소나무의 특징을 초큼 알 수 있게 되었던거죠. 그렇지만 여전히 종 구분은 식물초보에서 어려운 일이랍니다. 머리로는 소나무는 잎이 2개고 잣나무는 잎이 5개로 알고 있지만 상록침엽수를 볼 때는 아무런 의심없이 ‘소나무다!’ 하는 생각이 드니깐요. 뭔가 소나무의 굵고 짙은 초록잎보다는 여리여리하고 풍성한 느낌이다 싶으면 잣나무일 확률이 높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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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Pinus koraiensis Siebold & Zuc)는 소나무과 식물로 지리산 이북의 높은 산지나 중부 이남의 해발 1,000m 이상인 전국의 산지에 자생한다고 합니다. 잣나무의 솔방울을 보신적이 있나요? 저도 몇년전에 처음 봤는데, 잣열매를 채취하려면 사람이 손으로 하나하나 따고 껍질을 망치로 깨부수어하는데 적당한 힘을 줘야 안에 잣은 무사하고 껍질만 깔 수 있답니다. 그때 왜 잣이 비싼지 깨닫게 되었답니다. 더군다나 잣 열매는 가을에 작은 송이가 맺히고 난 다음 1년이 지나야 수확할 수 있다고 해요. 비엔날레처럼 2년에 한번 열매를 채취할 수 있으니 귀할 수 밖에요.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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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공원에서 볼 수 있는 잣나무는 스트로브잣나무(Pinus strobus L.)일 확률이 높은데 공해에도 강하고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어디서든 잘 자라는 특징이 있답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으로 1920년경에 도입되었으나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중반이라고 해요. 스트로브잣나무의 솔방울은 고양이 꼬리같은 길쭉한 형태인데 잣은 없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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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벗겨지는 잣나무의 수피/ 매끈한 스트로브 잣나무의 수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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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여기서 잠깐!>
초안산에서 알아보는 조선의 묘역 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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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알 필요는 없지만 알아두면 언젠간 누구에게 아는 척 할 수 있는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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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능,원,묘의 구분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을, 원은 왕세자와 왕세자비⠂왕위에 오른 아들을 낳은 후궁의 무덤과 종친으로서 왕위를 이어받은 임금의 친어버이의 무덤을 말하며, 묘는 일반사대부와 서민 등 다양한 계층의 무덤을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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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선시대 묘역의 구성
왕릉의 경우에는 3단 정도로 묘역이 나뉘지만, 일반 묘의 경우 크게 2단으로 구분됩니다. 부부가 따로 봉분을 만드는 경우도 있고, 쌍분 형식으로 붙어있는 경우도 있고, 합장묘의 경우 한명이 죽은 뒤 봉분을 만들고 나중에 다른 한명이 죽으면 함께 안치하여 봉분을 다시 조성합니다. 혼유석과 상석의 경우 일반 묘와 왕릉에서 서로 지칭하는 부분이 차이가 있지만, 혼이 와서 머무르고 노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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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각종 석물의 이름 알기
🐿️ 망주석
무덤 양쪽에 세우는 한쌍의 돌기둥으로 8각입니다.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든 장식으로 추정됩니다. 기둥의 상단부에는 세호(細虎)라고 불리는 작은 동물 조각이 있는데, 작은 호랑이란 의미이지만 호랑이보다는 다람쥐나 청솔모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어떤 망주석에는 꼬리털이 풍성한 다람쥐가 위아래로 내려가는 사실적인 조각도 있고 어떤 망주석은 손잡이인가? 싶을 정도로 단순화된 모양도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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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위로 하나는 아래로 내려가는 세호가 조각된 망주석.
다람쥐가 입에 열매같은 것을 물고 있는 모양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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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인석/무인석/동자석/양석
대체로 조선초 초특급 네임드 문인의 경우에는 묘에는 무인석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 묘에서는 보기 힘듭니다. 문인석은 역시 좌우 한쌍으로 조성이 됩니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은 ‘홀’이란 것으로 임금을 만날때 손에 쥐던 물건입니다.(힘들어서 턱 괴이는 용도 아님 ㅋㅋ) 문인석의 양식은 크게 복두공복과 양관조복으로 구분됩니다.(모자+옷의 양식으로 구분) 복두공복은 조선 전 시기에 걸쳐 나타나는 양식이고, 금관조복형은 임진왜란 이후 등장합니다. 숙종대부터 전체적으로 석물의 크기가 작아지고 양석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옷소매가 나부끼는 각도, 이목구비, 신체 비율, 장식의 표현에 따라 대략적으로 시기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동자석은 16세기 전반에 등장하는데, 초기에는 불교적 도상이 강하지만 갈수록 유교적 도상으로 바뀌어가게 됩니다. 양석은 양모양의 조각으로 조선후기 묘제가 간소화되면서 문인석 대신 세워지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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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조복형 문인석 / 이하응 초상, 그림출처: 국립중앙박물관
금관의 세로줄 모양을 량(梁)이라고 하는데 벼슬이 높을수록 량이 많아집니다. 나무 비녀를 꽂아 고정하는데, 그래서 문인석에도 보면 비녀의 꽂은 방향이 표현되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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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두공복형 문인석 / 강민첨 초상, 그림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복두는 각진 형태의 모자로 좌우로 날개처럼 뛰어나온 장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복두를 쓴 문인석 뒷면에는 그 날개장식이 접힌 것처럼 음각선으로 표현되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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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표(묘비)/신도비
묘표의 앞면에는 묘의 주인이 표기되며 뒷면에는 간단하게 조성날짜만 쓰는 경우도 있고, 묘주의 공적과 이곳에 조성하게 된 이유같은 것을 길게 쓰는경우도 있습니다. 조선후기에도 많은 사대부의 묘역에서는 숭정기원후OO년 으로 명나라의 마지막 연호를 오랫동안 사용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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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산은 창동과 월계동에서 접근이 가능합니다. (비석골근린공원 기준)
지하철: 월계역 1번출구에서 도보 24분, 버스환승 15분
버스: 청백아파트3단지4단지 정류장에서 도보 5분
유아차, 휠체어 접근 불가.
시각장애인 안내보도 없음.
초안산 코스 지도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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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친구들☺아래부터는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 형식의 짧은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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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제 패션은 트렌드와는 동떨어졌던것 같습니다. '유행을 앞서간다 혹은 뒤에 있다' 같은 것이 아닌 저만의 독자노선이라고 해야하나요? 직장생활을 할 당시 제가 추구했던 패션은 히피와 모리걸 사이였던것 같은데 근엄했던 회사 입구에서는 붙잡혔던 적도 여러번 있었죠.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어서 귀여운 옷이 더 이상 어울리지도 않을뿐더러 귀엽고 꽃무늬 찬란했던 옷들은 낡아서 대부분 버려졌습니다. 프리랜서 생활 이후로는 옷을 사지 않고 친구들이 주는 옷을 주로 입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회사에 안다니지만 갑자기 제 인생에 가장 단정하고 심플하게 입고 다니고 있답니다. ㅋㅋ 직장생활을 할때는 머리도 알록달록하게 물들이고 다니고 단정한 머리는 싫다고 늘 부스스한 사자머리를 사랑했는데 그것도 역시 돈이 드는 문제라 가장 미용실에 안 갈수 있는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어두운 머리색으로 다니고 있답니다.
길에서 양갈래 머리에 꽃무늬 베이비돌 드레스를 입은 아줌마를 볼 때면 저의 가까운 미래모습 같았는데 (개인적으로 싫어하거나 조롱의 의미는 아니예요. 저도 몇년전까진 양갈래 머리하고 다니구 베이비돌 드레스 여전히 사랑합니다❤️ 💜 )
가난때문에 취향을 포기하게 된 얘기는 아닙니다.ㅋㅋㅋ 예전에는 어두워보인다는 이유로 무채색 계열의 옷을 단 한벌도 소유하고 있지 않았는데 무채색을 입게 되면서 무채색만의 매력을 알게 되었달까요? 갑자기 세상의 지혜를 얻게된 것 같은 기분이랍니다. 가난이 제게 선물해준 또 다른 취향발견이랄까요? <어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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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을 절반으로 나눈다고 하면 50%는 경주에서, 나머지 50%는 서울과 천안에서 지낸 시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어릴때 많은 것이 결정된다고 하잖아요 그렇다면 저의 대부분은 경주에서 만들어진걸까요? 제가 경주 출신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첫번째로 반가움을 표현하고, 두번째는 맛집을 물어보는데요 저도 떠나온 시간이 나름대로 길어 제대로 대답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다면 예전에는 맛집 없는 관광지였다면 요즘은 독특한 디저트 가게와 맛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가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높은 건물 하나없이 평평한 땅과 탁트인 하늘은 언제나 좋았지만 당시에는 제대로 된 카페 하나 없는 시내를 쳇바퀴처럼 돌고 돌아 문구점과 서점을 들락날락거리며 그게 지겨울땐 오래된 영화관에 가는 것이 밖에서 즐길 수 있었던 유일한 문화생활이었던 청소년 시절을 가끔 떠올리곤 합니다.(아 물론 아주 가끔은 노래방도 갔습니다.ㅎㅎ) 다른 중소도시와 차이점이 있다면 거대한 무덤가를 늘상 산책할 수 있다 정도일까요. 천마총에서 시작해서 대릉원, 첨성대를 찍고 그래도 부족하다 싶으면 계림에도 들르고 석빙고도 보고 황룡사지까지 걸어가는게 일상이었는데요 이번 초안산 답사에서 그때의 시간이 떠올라 조금 아찔해졌네요.<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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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흥: 생각해보면 묘에 조사다닐때가 제 인생에 가장 날씬하고 건강했던 순간이었는데...주말엔 산으로!
유정: 초안산은 초!안산 같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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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쪽지 21호는 재밌게 읽어보셨나요? 독자 분들의 후기와 관심이 큰 힘이 됩니다. 💪
이번 뉴스레터에는 식물 이야기보다 사적지에 관한 정보가 더 많은 것 같은데요 식물이 있는 공간의 역사도 함께 소개하는 것! 그것이 호랑이의 쪽지 매력 아닐까요?😘 초안산은 알고나면 친근한 문인석과 동자석이 불쑥불쑥 반겨주는 신비로운 공간인데요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훼손이 심한 봉분들도 많이 보여서 안타까웠습니다. 지금이라도 도봉구와 노원구가 힘을 합쳐 초안산을 잘 보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올해부터는 페들렛으로 후기를 받고 있습니다. 후기뿐만아니라 뉴스레터에는 담지 못했던 소소한 정보도 있으니 많이 방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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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쪽지 동네의 식물탐험을 중심으로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쪽지입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받아보던 쪽지처럼 별 내용이 없더라도 받아보는 순간에 살며시 지어지는 웃음처럼 삶에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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